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1225~1274년)는 몇 년간 알베르투스 마그누스의 제자였다. 그는 중세의 사상 체계를 세운 철학자로 불려진다. 그의 업적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과 아우구스티누스를 기점으로 하는 그리스도교 철학을 연결하는 것이다. 그리고, 19세기이르도록 카톨릭 교회는 그의 저작이 그리스도교 철학의 주춧돌이 되었다.
그는 광범위한 저작 가운데 특히 언급해야 할 것은 '반이교도 대전'과 '신학 대전' 그리고 '질문' 등이 있다.
신학 대전
'신학대전'에서 나오는 질문 형식은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토론의 틀을 따랐다.
하나의 질문이 있으면 그에 찬성하는 논증과 반대하는 논증이 제시되고, 찬성과 반대의 각 논증에 대해서는 다시 대답이 따른다. 그런 뒤 각 논증을 주어진 여러 대다에 비추어 검증한다.
신앙과 이성
신앙과 이성은 신으로부터 나온 것이기 때문에 서로 모순될 수 없다. 따라서 신학과 철학이 각기 다른 진리에 도달할 수는 없다. 다만 그 둘은 방법론에서 서로 다른다.
철학은 모든 피조물을 출발점으로 하여 신에 도달하고, 신학은 신에서 비로소 시작한다.
계시는 구원을 얻는 데 필요한 진리를 인간에게 전달하므로, 계시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은 독립적으로 탐구할 여지가 있다. 신학은 신앙의 근거를 이성적으로 확보하고 방어함으로써 철학에 크게 기여한다.
신앙의 여러 명제는 이성을 넘어서지만 그렇다고 이성에 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존재론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은 돌, 동물, 인간처럼 인간의 감관에 지각되는 존재자가 다수라는 사실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존재자으 근원이 되는 원리를 묻는 질문에서는 기본적으로 현실태(악투스actus, 활동)과 가능태(포텐타이potentia, 잠재력)에 주목한다. 모든 존재자의 속성은 존재할 수 있기도 하고 존재할 수 없기도 하다는 것, 곧 가변적이라는 것이다.
자연 상태의 돌덩이는 가능태로서는 하나의 석상일 수 있지만 현실태로서는 석상이 아니다.
조각가가 그 돌덩이를 쪼아 형상을 부여하면 그것은 현실태로서 석상이자만, 기능태로서는 여전히 먼지가 될 수도 있다.
존재가가 변하는 것이라면, 그럼에도 그 존재자가 바로 그 특정한 존재자, 특정한 실체가 되도록 하는 근거인 일성의 원리가 무엇인지 묻게 된다.
이 원리가 바로 형상이다.
형상이란 규정하는 원리이고, 따라서 형상에는 규정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 자신은 규정된 것이 아니지만 규정할 수 있는 것은 형상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질료이다.
질료는 다수성의 근원이기도 하다. 동일한 형상이 다양한 개별 사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질과 존재
토마스 아퀴나스가 내세우는 또 하나의 중요한 구분은 본질과 존재의 구분이다. 나는 어떤 것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모르는 상태에서도 그것의 본질을 알 수 있다.
존재는 존재자를 존재자이도록 하는 원리이다.
모든 피조물에는 존재와 본질의 차이가 주어져 있다. 오로지 신 안에서만 존재와 본질이 차이 없이 일치되어 있다.
신의 존재는 완전성 자체이며, 신의 단일성에 어떤 것도 부가되지 못하고 어떤 것도 그 단일성을 부정하지 못할 만큼 완전하다.
모든 피조물의 존재는 신에 의해 유지된다. 창조된 영들(천사)에서는 본질이 질료없이 있기는 하지만, 그 존재가 이미 그 본질과는 다른 것이므로 천사들은 신과 다르다. 질료가 더해짐으로써 각기 다른 실체들이 생성되고, 이 실체들 안에는 존재와 본질, 형상과 질료가 서로 구분된다.
비물질적이고 불멸하는 인간의 영혼이 각기 고유한 개체성을 유지하는 것은 육체에서 분리된 뒤에도 영혼에는 몸의 형상인 개별화라는 속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신이 실재한다는 다섯 가지 증명
1. 모든 운동과 변화에는 움직이게 하는 주체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움직이게 하는 주체가 다른 것에 의해 움직이고, 그 다른 것이 다시 다른 것에 움직인다는 식으로 무한히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으므로, 운동의 최초 원인, 곧 그 어떤 것으로부터는 비롯되지 않은 제1운동 원인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신이다.
2. 모든결과에는 원인이 있다. 그러나 스스로가 자신의 원인일 수는 없고, 또 원인의 원인을 거슬러 무한히 올라갈 수는 없으므로, 그 어떤 것으로부터 작용을 받지 않은 제1원인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신이다.
3. 우리는 존재할 수도 있고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사물들이 있음을 알게 된다. 모든 사물이 그런 것들이라면, 어느 순간엔가 모든 것이 존재하지 않아 실존하는 아무것도 없게 되는 일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다시 말해서 자신으로부터 또는 다른 것에서 비롯되는 것들이 있다고 할 것이다. 다른 필연적인 것에서 비롯되는 일련의 삼눌이 다시 또 다른 필연적인 것에서 비롯된다는 식으로 무한히 거슬러 올라갈 수 없으므로, 자신에서 비롯되는 필연적인 제1의 무엇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신이다.
.4. 모든 것에는 그것보다 많은 것과 그것보다 적은 것이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많다, 적다'라는 규정을 완전히 포함하는 척도가 있기 때문이다. 이 척도의 완전성이 바로 신이다.
5. 이성이 없는 사물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그 목표를 설정해주는 인식 주체가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세계는 그 목적을 설정하는 최고의 조종자, 신이 있어야 한다.
결론
신은 전체 세계를 완전하게 창조했고, 따라서 세계 안에 존재하는 악은 신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다. 모든 존재가 신으로부터 나왔으므로, 악은 자신만의 존재를 가질 수 없다. 이런 연유로 토마스 아퀴나스는 악이란 결여이며, 존재에 있어야 하는 선의 부재인 상태라고 규정한다. 그러므로 악은 존재 전체를 잠식할 수 없다. 만일 악이 존재 전체를 잠식한다면 그 속성을 이루고 있는 악 자체도 소멸할 것이다.
중세 가톡릭의 신앙적 기반이 되는 철학은 토마스 아퀴나스의 저서를 통해서 기반을 다졌다.